2021. 4. 1. 01:56
요즘 많이 하는 생각은
'나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구나' 하는 것...
생각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게 한 편의 거대한 코미디 같다
하지만 실제로 그렇다...
모든 일을 너무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.
특히 반수에 관하여...
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깊이 생각하는 걸 잘 못하겠다
그냥 생각이 턱 멈춰버린다
생각에도 관성이란 것이 있는지 (당연히 없다)
익숙한 것만 찾게 되고...
한의대 수시반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려고 했는데
'이것은 굉장히 중대한 사안이다'
'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'
'아직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'
외에는 전혀 아무런 생각도 들지가 않는다...
뭘 알아봐야겠다 라든지 이런건 장점이고 이런건 단점이다 라든지...
그런 구체적인 것을 고민할 수가 없다
말 그대로 할 수가 없다...
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들 머리를 굴리며 살까?
느낌만 있고 생각은 없는 느낌
ㅋㅋㅋ
노래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그래...
노래는 정말 마약인 것 같다
입시가 중독인 것처럼... 아무도 경계하지 않는 마약
아무튼 오늘은 홍대에 가서 중학교 친구를 만났다.
생각해보면 정말로 깊은 감정적 유대를 느끼는 친구들은 함께 입시를 겪은 고등학교 친구들보다 중학교 친구들이 더 많은 것 같다. 이유는 모르겠다.
사실 내가 이과 친구들이랑 안 친해서 고등학교 친구라고 부를 친구가 몇 명 없는 것도 있지만...
고등학교 친구들은 재밌는 편인 반면에 중학교 친구들은 좀 더 차분하고 진중한 성격들이 많다.
옛~날부터 느꼈지만 나는 사람복이 참 많은 듯.
대학에서도 이런 친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.
요즘 취향이 확고한 게 멋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.
물리학과여서 멋있다는 말보다 취향이 멋있다는 말이 좀 더 마음에 박히는 것 같다. (좋은뜻)
그런가?
확실히 좀 특이한 편이긴 하지만...
좋아하는 걸 잘 아는 게 정신건강에 좋긴 하지
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걸 찾아 나선 것이기도 하고...
영화를 많이 봤다는 건 자랑할 만 한 것 같다. 요즘은 잘 안 보지만..
대학 와서 만난 친구가 '부심'이라는 말을 종종 쓰는데
나한테 "너도 음악 부심 좀 있을 것 같은데?"라는 말을 했더랬다.
근데 내가 지금껏 영화며 음악이며 죽어라 파 보면서 느낀 건
부심은 애매하게 아는 사람들이나 부리는 것이어서...
뭐에 대해 얘기하든 나는 최대한 사리려고 하는 편인데
그 친구는 좋아하면 다 부심 갖는 거지! 하는 마인드여서 신기했다.
난 누가 무슨 노래 좋아하냐고 하면 한참을 고민하는데...
아무튼 그랬다.
멋있다고 해줘서 고맙다 친구들아!
너희 덕분에 행복하게 산다
음악을 듣고 나서부터 사람이 좀 멍~해진 것 같다.
물론 입시라든지.. 변인이 통제된 게 아니어서 원인관계를 확실히 밝힐 수는 없지만
아무튼...
나 말을 좀 이과처럼 하나?
오늘 무슨 말을 하다가 좌표계 라는 말을 썼는데
교수님한테 말버릇 옮은 듯...
아무튼 얘들아
나는 잘 지낸다
사람 못 만난 저번 주는 너무너무 외롭고 힘들었는데
이번 주는 사람도 자주 만나고 밥도 잘 챙겨 먹고
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
다음 주부터는 정말로 공부를 좀 해봐야겠구나
반수는... 잘 모르겠다
아직은 내 삶에 재도전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란다
매 순간이 최선은 아니어도
이미 나온 결과라면 그걸 최선이라고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란다
하느님은 이겨낼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는 말도 있잖니
날 죽이지 못한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는 말도 있잖니
강하고 행복한 사람들이 됩시다
오늘의 일기 끝!
일기를 더 자주 써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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